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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후계자, 나도 있다'...롯데 히트상품 기대주 나승엽

롯데 자이언츠 1루수는 상징성이 있다. 구단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은퇴)가 지켰던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는 주전 1루수를 만들지 못했다. 정훈·고승민·한동희·안치홍이 번갈아 맡았다. '붙박이 1루수' 발굴은 이번 스프링캠프 숙제였다. 김태형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2차 캠프 중 입단 4년 차 젊은 내야수 나승엽(21)을 새 주전 1루수로 낙점했다. 기술과 힘 모두 잠재력이 큰 선수로 인정했고, 큰 키(1m90㎝)가 다른 내야수들의 송구를 받는 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나승엽은 2021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1순위)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미국 무대 진출을 모색하던 그는 성민규 전 단장의 꾸준한 구애에 부산행을 선택했다. 롯데는 나승엽에게 역대 KBO리그 야수 최고 계약금(5억원)을 안겼다. 2021년 1군에서 60경기에 출전한 나승엽은 타율 0.206·2홈런에 그치며 부진했다. 그는 이듬해 바로 상무 야구단으로 갔다. 나승엽은 퓨처스리그에서 2시즌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고, 166경기에 타서 타율 0.306을 기록하며 프로 무대에 적응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도 좋아졌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배 정훈으로부터 수비에 대해 특별 레슨을 받았다. 롯데는 주전 3루수이자 '이대호의 후계자'로 불린 한동희가 오는 6월 군 복무를 위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나승엽은 중·장거리형 타자다. 파워가 붙으며 두 자릿수 홈런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한동희가 없을 때 롯데 타선 무게감 저하를 막아줄 선수다. 롯데는 지난해 2년 차 외야수 윤동희, 신인 김민석이 나란히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미래를 밝혔다. 나승엽은 이들보다 더 큰 기대를 받던 선수다.입단 4년 차 이하 롯데 젊은 선수가 올해도 주전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승엽은 "퓨처스리그지만 풀타임으로 2시즌을 치르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배운 것도 많다. 1군 무대에서도 내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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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260억 투자한 롯데, 김태형 감독에게 취임 선물 안길까?

김태형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이 바쁘게 돌아간다. 코치 영입 및 재계약 포기 소식이 잇따르고 24일 취임식, 25일 선수단 상견례까지 이어진다. 롯데의 오프시즌 관심 중 하나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다. 내부 FA는 물론 외부 FA 계약을 통해 김태형 감독에게 취임 선물을 안길지 이목이 쏠린다. 자이언츠는 지난해 모 그룹의 유상증자를 통해 190억원을 지원받았다. '윈나우'를 외치며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박세웅과 5년 총 90억원의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포수 유강남(4년 총 80억원)과 유격수 노진혁(4년 총 50억원) 영입을 통해 약점 메우기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한현희(4년 총 40억원) 영입으로 외부 FA 영입 한도(3명)을 꽉 채웠다. 4명과의 계약에만 총 260억원을 투자했다. 분명 계약 첫 시즌에 이들의 활약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이번 오프시즌 롯데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만큼 추가 투자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최근 지휘봉을 잡은 스타급 감독은 두둑한 취임 선물을 받았다.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감독의 요청에 따라 공수를 겸비한 포수 양의지(6+2년 총 152억) 계약을 선물했다. LG 트윈스는 유강남의 이적이 확실시되자, 박동원을 영입해 염경엽 감독의 부담을 덜어줬다.김태형 감독도 2015년 두산 사령탑 취임 때 롯데 출신 장원준(4년 총 84억원)의 FA 계약을 선물로 덕분에 '두산 왕조'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롯데는 FA 계약 등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 아니다. 더군다나 김태형 감독 영입 과정에는 신동빈 구단주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의 선임에 구단주님이 중심에 있었다"고 귀띔했다. 즉 현장의 요청만 있다면 프런트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벌써 롯데는 김태형 감독의 의사를 반영한 코치진 인선에 한창이다. 올 시즌 FA 시장에 대어급 자원은 거의 없다. 준척급 FA는 꽤 많다. 또한 김태형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는 함덕주(LG)와 양석환, 홍건희(이상 두산) 등도 FA 자격을 얻는다. 내년 시즌 뒤 FA가 되는 전준우와 안치홍을 롯데에 붙잡는 것도 중요하다. 30대 후반의 전준우는 올 시즌에도 팀 내 타율 (0.312) 홈런(17개) 타점(77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내야수 안치홍은 주장을 맡아 꾸준하게 활약했다. 이강훈 롯데 대표이사는 FA 계약과 관련한 물음에 "김태형 감독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의 선택과 의지가 중요하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밝힌 김태형 감독이 3년 계약 가운데 언제 승부를 걸지도 관건이다.또한 성민규 단장과 작별을 알린 롯데의 신임 단장 인선도 FA 영입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단장은 FA 협상을 진두지휘하며 실질적인 책임을 맡는다. 김태형 감독이 마무리 캠프를 지휘하며 선수단을 파악한 뒤 구체적인 전력 보강 계획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형석 기자 2023.10.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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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픽 승부사 김태형, 취임식·상견례·코치 영입까지 바쁜 롯데

롯데 자이언츠가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에 선임한다"고 지난 20일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이다.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는 추측은 시즌 중 이미 제기됐다. 래리 서튼 전 롯데 감독이 8월 말 사실상 경질된 직후 '김태형 감독 선임설'이 불거졌다. 다만 김태형 감독은 롯데가 그동안 추구해 온 색깔과 달라 최종 선임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끌었다. 롯데는 최근 이종운-조원우-허문회-서튼까지 초보 감독을 주로 영입했다. 비교적 부드러운 리더십을 선호한 것이다. 승부사 기질을 갖춘 김태형 감독은 이전 사령탑과 달리 카리스마 앞세우는 스타일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의 선임에 구단주님이 중심에 있었다"고 귀띔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기력을 향상하고, 선수단의 장단점을 두루 파악해 기용할 수 있는 인물을 구단주께서 원하셨다"고 밝혔다.신동빈 회장은 최근 야구단과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서울 잠실과 부산 사직구장 등을 총 네 차례 방문했다. 지난해 말에는 이대호의 은퇴식에 참석해 영구 결번 반지를 수여했다. 지난해 1~2군 선수단에 스마트워치를 지급했고, 올해는 1군 선수단과 보조요원까지 챙겨 헤어 스타일링 기기와 헤드셋을 선물했다.많은 팬들은 '달라진 롯데'를 원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한 건 1992년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랫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한 팀이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2017년을 끝으로 6년째 멈췄다. 신동빈 회장이 김태형 감독을 '픽'한 건 우승을 염원하는 롯데 팬들 요구에 대한 응답이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이강훈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는 "당연히 (신동빈) 구단주님도 (많은 팬이 김태형 감독 선임을 원한다는 걸) 아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많은 팬들이 기대해 주신다. 더 잘해야 한다. 올해 마무리 캠프부터 김태형 감독님과 잘 준비해서 내년 시즌 더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역대 최장인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그중 2015년과 2016년, 2019년 세 차례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롯데 감독이라는 자리가 가진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팬들과 신동빈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 오랜 기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24일 롯데호텔 부산 사파이어룸에서 김 감독 취임식이 열린다. 이어 다음날엔 김해 상동구장에서 선수단 상견례를 갖는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전준우와 안치홍까지 전원 참석을 예고, 김태형 신임 감독에게 인사한다. 김 감독은 롯데행이 확정되자마자 코치 영입전에 나섰다. 이종운 감독대행과 박흥식, 전준호 등 8명의 코치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해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팀에서도 일부 코치가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을 예정이다. 한편 롯데는 성민규 단장과 결별했다. 성 단장은 신인 선수 육성 및 스카우트에서 성과를 올렸으나, 재임 기간 단 한 번도 롯데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지 못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과 트레이드 영입이 실패한 성 단장은 현장과 잦은 충돌로 잡음을 일으켰다. 이형석 기자 2023.10.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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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선임' 롯데, 성민규 단장과 결별 확정···4년 프로세스 마침표

롯데 자이언츠가 신임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면서 성민규 단장과 작별을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20일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으로 선임한다. 3년 총액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차기 단장은 선임 과정 중에 있다"며 교체를 공식화했다. 롯데는 2019년 가을, 성민규 단장을 파격 선임했다. 성 단장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이다. 30대 후반, 한국 야구와는 크게 인연이 없던 외부 인물을 영입해 변화를 꾀했다. 성민규 단장은 '프로세스'를 외치며 대대적인 구단 개혁에 돌입했다. 롯데는 당시 연봉 합계 1위였는데, 성 단장은 혹독한 '연봉 다이어트'를 추구했다. FA 시장에서도 소극적이었다. 당시 롯데는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후 안방 강화가 절실했다. 성 단장은 FA 시장에 나온 포수를 영입하지 않고,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지시완)을 선택했다. 또한 손아섭을 NC 다이노스에 뺏기는 등 2+2년에 영입한 안치홍을 제외하면 FA 계약에 소극적이었다. 감독과의 잡음도 자주 새어 나왔다. 성민규 단장이 직접 선택한 허문회 전 감독과 자주 마찰을 불러일으켰다.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이런 문제가 반복됐다. 결국 허문회 감독은 2021년 5월 부임 1년 7개월 만에 경질됐다. 이어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아 정식 감독에 올랐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서튼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다고 밝혔지만, 구단 고위층과의 마찰이 사퇴 배경으로 떠올랐다. 프런트의 잦은 개입에 대한 구단 내부의 반발과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성민규 단장은 재임 3년간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나서지 못했지만 롯데는 재신임을 선택, 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 모 그룹은 190억원의 유상 증자를 통해 전폭 지원했다. 롯데도, 성민규 단장도 '윈나우'를 외쳤다. 박세웅과 구단 첫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고, 유강남(4년 8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4년 40억원)를 외부 FA 영입했다. 여기에만 260억원을 쏟아부었다. 롯데는 4월을 1위로 마감했다. 롯데가 시즌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선두에 오른 건 2012년 7월 7일 이후 3949일 만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롯데는 6월부터 곤두박질쳤고, 성민규 단장도 '위기'에 휩싸였다. 롯데는 7위로 정규시즌(68승 76패, 승률 0.472)로 마감했다. 감독 교체와 함께 단장 교체가 화두로 떠올랐다. 성민규 단장은 FA 영입 전략이나 협상 방식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포수 나균안의 투수 전향 성공 사례를 이끌었으나, 그 외 선수의 포지션 전향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재임 4년 동안 좋은 성적표를 남기진 못했지만 유망주 육성에선 성과를 남겼다. 나승엽, 김민석, 윤동희, 김진욱, 손성빈 등 고교 대어급 유망주를 잇달아 영입해 주축 선수로 길러냈다.그러나 결과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롯데는 +1년 계약이 남은 성민규 단장과 작별을 선택했다. 이형석 기자 2023.10.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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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FA 숙제, 성민규 단장이 결자해지 할까

롯데 자이언츠의 2023 FA(자유계약선수) 영입 과제는 뚜렷하다. 결국 성민규 롯데 단장의 어깨에 달려 있다. 먼저 오랜 약점인 포수 보강이다. 롯데는 2017년 말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후 믿을 만한 주전 포수가 없다. 영입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9년 11월, FA 시장에는 이지영과 김태군이 나왔다. 두 달 전 롯데 단장으로 부임한 성민규 롯데 단장의 첫 번째 오프시즌. 당시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에는 주전 양의지와 박동원(현 KIA 타이거즈)이 있어 롯데 입장에서는 이지영·김태군 영입이 좀 더 쉬워 보였다. 하지만 성 단장은 단호했다. 계약 조건을 제시한 뒤 "48시간 내 답을 달라. 구단 제시 조건이 달라질 여지는 없다"고 최후통첩했다. 당시 이지영과 김태군의 에이전트는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렇게 롯데는 협상 프로세스 오류로 FA 영입에 실패했다. 성 단장은 며칠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 백업 포수 지시완을 데려왔다.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지시완은 개인사와 입스(송구 불안) 문제로 이적 후 3년 동안 151경기 출장에 그쳤다. '유망주 포수' 나균안(2017 롯데 2차 1라운드)과 나원탁(2017 삼성 2차 2라운드, 보상 선수 영입)은 투수로 전향시켰다. 강민호가 팀을 떠난 후 가장 많이 안방을 책임진 김준태는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로 보냈다. 롯데는 공·수를 겸한 포수가 없다. 블로킹, 송구 등 포수의 기본기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롯데는 지난해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와 이적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보장 기간과 총액에서 삼성에 밀렸다. 롯데의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 진출은 강민호가 뛰던 2017년이다. 유격수 보강도 시급하다. 롯데는 2022시즌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홈 사직구장 확대로 수비력 좋은 외국인 외야수 영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마차도를 떠나보낸 후 방출 선수 박승욱을 데려왔다. 올 초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이학주를 영입했다. 그러나 마차도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안치홍을 제외하면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았다. '몸집 줄이기'에 나선 구단의 기조 영향도 있다. 하지만 프런트의 FA 영입 전략이나 협상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롯데지주의 190억원 유상증자로 선수 보강을 위한 영입 자금은 마련된 상태다. 내년 샐러리캡(선수 지급 금액 상한액, 114억2638만원)에 충분히 여유가 있다. 롯데의 2022년 연봉은 76억9886만원이었다. 롯데의 효율적인 영입이 이뤄질지 이목이 쏠린다. 이형석 기자 2022.11.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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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최준용, 성적-육성...두 마리 토끼 놓치는 서튼

2021년 5월 11일, 롯데 자이언츠는 허문회 전 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퓨처스리그(2군) 감독을 1군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서튼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많이 이기는 것이 목표다. 또한 미래를 내다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성적과 육성을 함께 강조했다. 1년 3개월이 흐른 현재, '서튼호'는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2위 돌풍을 일으켰다. 4월 승률 0.609(14승 9패 1무)를 기록했다. 5월부터 내리막길을 걷더니, 지난 7일 NC 다이노스전 0-14 패배로 시즌 최저 승률(0.427)까지 떨어졌다. 팀 순위도 8위까지 추락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를 통해 반전을 노렸지만, 후반기 성적표는 오히려 더 초라하다. 3승 1무 11패로 꼴찌다. 최근 팀 분위기나 전력을 고려하면 5년 만의 가을 야구 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선수 육성 성과도 미미하다. 지난해 10월 군 전역 후 1군 데뷔한 황성빈을 제외하면 서튼 감독 체제에서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5월 11일~31일 1군으로 올라온 선수는 23명. 올해 같은 기간 1군 엔트리 변화는 11명이다. 지난해엔 1군에 데뷔하는 선수가 많았다면,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한 엔트리 교체가 절반을 차지한다. 취임 당시 "선수의 기량 성장을 이끄는 것 역시 내 목표"라고 밝혔지만,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않는다. 최준용(21)과 김원중(29)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롯데는 지난해 막강 불펜을 자랑했다. 서튼 감독 부임 전부터 셋업맨으로 활약한 최준용은 4승 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로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마무리 2년 차 김원중은 4승 4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서튼 감독은 올 시즌 필승 공식의 근간을 흔들었다. 최준용은 5개월 동안 선발-중간-마무리를 모두 경험했다. 지난겨울 최준용이 "언젠가 선발 투수로 뛰는 게 목표"라고 밝히자, 서튼 감독은 2월 초 스프링캠프에서 최준용의 불펜 기용을 천명했다. 서튼 감독은 "최준용-김원중은 KBO리그 최고 필승조이다. 팀을 위해 최준용이 불펜 보직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불펜 투수의 선발 전환 시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몸도 제대로 만들고, 5~7이닝까지 던질 수 있도록 꾸준한 빌드업이 필요하다. (최준용은) 지난해 어깨 회전근개 부상이 있었다. 바로 선발 전환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런데 최준용은 3월 14일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 5회 등판, 깜짝 3이닝(44구)을 투구했다. 다음날에야 그 이유가 알려졌다. 서튼 감독은 "최준용이 선발 투수에 도전한다. 5선발 경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팀 상황과 선수 미래를 고려해 최준용을 셋업맨으로 기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선, 한 달 만에 이를 철회했다. 최준용은 이후 두 차례 더 선발 등판했다. 서튼 감독의 의사만으로 최준용의 선발 도전이 결정되진 않았겠지만, 결국 제대로 테스트도 하지 못한 채 이 계획은 중단됐다. 김원중이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되자, 최준용이 마무리 투수로 전환한 것이다. 최준용은 4월 한 달 9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으로 호투했다. 5월 초 김원중의 복귀로 서튼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하는 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서튼 감독이 갈팡질팡하자, 오히려 혼란을 불러왔다. 김원중 복귀 후 계속 마무리로 투입된 최준용이 며칠 뒤 셋업맨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김원중이 부진하자 최준용에게 뒷문을 다시 맡겼다. 최근에는 셋업맨 최준용-마무리 김원중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시즌 도중 둘의 보직과 관련한 취재진의 물음에 서튼 감독은 "다른 질문을 해달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준용은 올 시즌 2승 4패 14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32, 김원중은 2승 2패 5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33으로 부진하다. 투수는 다른 포지션보다 예민하다. 잦은 보직 변경과 경쟁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이 올 시즌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민규 단장 체제에서 '몸집 줄이기'에 나선 롯데는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손아섭을 '지역 라이벌' NC에 뺏겼다. 최근 3년간 외부 FA 영입은 안치홍 한 명뿐이다. 트레이드를 몇 차례나 시도했지만, 플러스 효과는 미미하다. 오히려 팀을 떠난 노경은(SSG 랜더스) 김준태, 오윤석(KT 위즈) 등이 펄펄 날고 있다. 게다가 서튼 감독은 글렌 스파크맨(2승 4패, 평균자책점 5.31)의 기용을 고집하다가, 결국 교체 시기를 놓쳤다. 항상 긍정론을 펼치지만, 팀 성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새 전력 발굴에도 특별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롯데는 투타 밸런스나 무게감을 봤을 때 현재 성적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5강 경쟁이 충분한 가능한 팀으로 봤다. 타선이 좋고, 최준용과 김원중 등 믿을만한 구원 투수를 두 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 후반에 자주 무너진다. 결국 벤치의 역량 탓인지 하위권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튼 감독은 취임 당시 "나는 한국 무대에서 외국인 감독이다. 인내심을 당부한다"고 했다. 그의 부탁대로 롯데 구단과 팬은 '서튼호'의 항해를 조용하게 지켜봤다. 그러나 서튼 감독은 목적지를 잃은 채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느낌이다. 이형석 기자 2022.08.1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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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바꾼 롯데, 렉스의 방망이만 믿는다

롯데 자이언츠는 잭 렉스(29)의 타격에만 기대를 걸고 교체 승부수를 띄웠다. 렉스는 지난 20일 "렉스와 총 연봉 31만 달러(약 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선수 계약을 주도한 성민규 롯데 단장이 2019년 말 부임 후 시즌 중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영입한 딕슨 마차도(내야수), DJ 피터스(외야수)와 기대하는 바가 조금 다르다. 마차도와 계약할 때는 센터 라인이 약한 점을 고려했다. 피터스 영입은 사직구장 확대와 맞물려 있다. 둘 다 팀 상황을 고려해, 수비력에도 높은 가치를 뒀다. 마차도 영입 당시 "장타력이 향상됐다. 센터 라인 강화의 핵심으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정확한 송구 등 뛰어난 수비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피터스에 대해선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장타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렉스에게는 오로지 공격력에만 포커스를 뒀다. 구단은 "2017년 프로 데뷔 후 매 시즌 높은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짤막하게 소개했다. 코너 외야수로 미국에서도 수비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전반기 종료 후 방출된 피터스는 타격 장단점이 뚜렷했다. 전반기에 홈런 13개를 때렸지만, 정확도(타율 0.228)가 너무 낮았다. 규정 타석을 채운 46명 중 43위, 외국인 타자 중엔 꼴찌였다. 출루율도 0.299밖에 안 된다. 볼넷 26개를 얻는 동안 삼진을 77차례 당했다. 롯데가 완전체 타선을 이룬 7월, 피터스가 하위 타순에 배치된 이유다. 이 기간 전체 타석의 82.6%를 7~8번 타자로 나섰다. 마차도는 수비 공헌도가 높았지만, 피터스는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활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롯데는 교체를 결정했다. 피터스만큼은 아니지만 렉스도 볼넷(트리플A 볼넷 109개) 대비 삼진(248개)이 적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율과 출루율이 평균 이상이다. 또 이대호-전준우-안치홍-한동희-정훈 등 우타자가 많은 팀 특성상 좌타자의 장점을 지닌다. 렉스는 트리플A 통산 210경기에서 타율 0.290, 44홈런, 159타점, OPS 0.925를 기록했다. 올해 34경기에서 타율 0.331로 가장 좋았다. OPS도 매 시즌 상승세를 보여 올해 1.000으로 제일 높다. 구단 관계자는 "콘택트 능력이 좋고 장타력도 있다"고 했다. 피터스와 달리 렉스에게는 중심 타선 역할을 기대한다. 구단 관계자는 "피터스보다 확실히 콘택트 능력이 좋다. 또 존에 들어오는 공에 대해선 충분히 대처하는 유형"이라고 했다. 올 시즌에만 세 차례 빅리그에 콜업된 렉스는 최근까지 실전을 소화해 경기 감각에 문제가 없다. 21일 오후 입국한 렉스는 빠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두산 베어스와 3연전에 출전할 전망이다. 이형석 기자 2022.07.21 17:01
야구

[피플 IS]관심 받지 못한 이적생, 이제 부산 야구의 묵직한 CHOO

부산에도 매우 무거운 '추'가 있다. 서튼 감독 체제에서 가장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롯데. 추재현(22)은 활력소다. 추재현이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1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 6타수 4안타(1홈런)·4타점·4득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18-9, 9점 차 대승을 이끌었다. '한 경기 4안타'는 바로 전 출전인 6일 KT전에 이어 두 번째 기록. 시즌 타율은 0.321까지 끌어올렸다. 첫 타석부터 매섭게 돌렸다. 1회 말 두산 선발 투수 박정수의 시속 130㎞ 체인지업을 공략, 우중간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려냈다.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투수의 기세를 꺾었다. 롯데는 후속 손아섭, 전준우가 연속 안타를 치며 추재현을 불러들였다.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도 정훈의 적시타와 딕슨 마차도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추가했다. 첫 번째 승부처에서는 최선의 결과를 냈다. 3-3으로 맞선 4회 말, 두산 야수진이 어수선한 수비로 위기를 자초하며 롯데가 2점을 더 달아났다. 추재현은 2사 3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나섰다. 박정수의 시속 142㎞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달 30일 사직 NC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친 추재현은 이튿날(6월 1일) 고척 키움전에서 연속 경기 홈런을 완성했다. 두산전에서 1개를 더 추가, 최근 8경기에서 3홈런을 치는 괴력을 보여줬다. 이 홈런이 나온 순간 추재현은 홈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화끈한 세레모니를 보여줬다. 현재 선수의 기세를 가늠할 수 있는 장면. 추재현은 이 경기 두 번째 승부처이자 전세가 판가름난 5회 공격에서도 한몫했다. 지시완이 만루에서 좌전 2타점 2루타를 치며 9-3으로 달아난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나섰고, 두산 두 번째 투수 조제영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더 불러들였다. 2루타-홈런-단타를 만든 순간. 히트 포 더 사이클까지 3루타만 남겨두게 됐다. 7회 말 다섯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쳤다.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고봉재로부터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3루타는 없었다. 그러나 한 경기 4안타를 완성한 순간이다. 롯데는 추재현이 선두 타자 출루를 해내고, 김재유와 전준우가 안타를 치며 만든 만루 기회에서 정훈이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다시 4점을 달아났다. 18-4. 불펜진이 두산의 추격을 막아내며 18-9로 승리했다. 롯데는 지난주 4승2패를 기록했다. 서튼 감독 부임 뒤 주간 최고 성적이다. 3승3패가 될 뻔했던 상황에서 승률 앞자리를 바꾼 것도 추재현 덕분이다. 롯데는 지난 6일 수원 KT전에서 2-7로 뒤진 9회 초 5득점 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추재현은 연장 10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 KT 투수 이보근으로부터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역전 기회를 열었다. 전준우가 좌전 안타를 치며 추재현을 3루로 보냈고, 정훈이 좌전 적시타를 치며 8-7로 앞섰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10회 말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승리했다. 추재현은 KT전에서도 4안타를 쳤다. 커리어 한 경기 최다 안타. 그리고 그 기록을 8일 두산전에서도 한 번 더 기록했다. 추재현은 지난해 4월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키움과 롯데 사이 단행된 2대1 트레이드 카드로 쓰였다. 롯데가 내야수 전병우와 좌완 차재용을 키움에 보내고, 그를 데려왔다. 당시에는 키움으로 향한 '전' 롯데 선수들이 주목받았다. 특히 전병우는 키움 이적 뒤 롯데 소속으로 뛸 때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추재현은 신일고 시절 '천재' 타자로 주목받았지만, 프로 무대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했기 때문에 야구팬의 기억에서도 차츰 잊혔다. 그러나 점차 발군의 기량을 드러내며 기회를 늘려갔고, 올 시즌은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서며 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5월 초 잠시 퓨처스팀으로 내려갔지만, 서튼 감독이 부임한 뒤 본격적으로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5월 29일 NC 더블헤더부터 계속 선발로 나서고 있다. 무명 반란. 이대호와 안치홍이 부상으로 이탈한 롯데에 추재현이라는 활력소가 등장했다. 추재현은 8일 두산전 뒤 "홈런은 운이 좋았다. 사이클링히트는 의식하지 않았다. 3루타를 만들기 위해 의식하고 타격을 하진 않았다. 최근 좋은 타격감은 선배님들 덕분이다. 매 경기에서 '이겨보자'고 파이팅을 불어 넣은 게 힘이 된다. 아직 타석에서 여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매 타석 최선을 다하고 힜다. 타석에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 노력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추재현을 영입한 뒤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본 트레이드"라고 했다. 추재현은 이미 현재다. 인천 야구가 추신수 가세로 들끓고 있다. 부산도 추(CHOO)가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09 05:08
야구

수비 보고 뽑은 마차도 홈런 펑펑… 롯데 개막 5연승 선두

"수비가 좋은 선수입니다. 타격요? 2할7푼만 쳐도 대박이죠."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28)에 대한 성민규 프로야구 롯데 단장 설명이다. 그의 전망은 절반만 맞았다. 성 단장 말처럼 훌륭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홈런 쇼까지 펼치며 롯데의 5연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SK에 4-0으로 이겼다. 롯데의 개막 5연승은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롯데는 0-0으로 맞선 7회, 손아섭과 이대호의 연속 볼넷, 그리고 상대 폭투와 안치홍의 내야 땅볼을 묶어 선제점을 올렸다. 정훈의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그리고 7번 타자 마차도가 왼쪽 담장을 넘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의 7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호투까지 어우러졌다. 베네수엘라 출신 마차도는 2013년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입단했다. 장타력은 좀 떨어져도 수비가 좋아 2년 만에 빅리그로 올라갔다. 하지만 약점인 타격에 발목 잡혔다. 4년간 메이저리그(2015~18년)에서 기록한 홈런은 4개였다. 타율은 0.227에 그쳤다. 결국 방출됐고 지난해엔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내야 수비 문제로 고민했다. 고민 끝에 수비형 외국인 타자 마차도와 계약했다. 성민규 단장은 "우리 팀엔 땅볼 유도를 잘하는 투수가 많다. 마차도가 수비에서 큰 힘이 되어줄 거다. 마이너에서는 17홈런을 쳤다. 의외의 장타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차도는 안정된 수비를 펼치면서, 동시에 방망이로도 롯데에 힘을 보태고 있다. 5일 KT와 개막전에선 결승 3점포로 7-2 승리를 이끌었다. 8일 부산 SK전에서도 7-8로 뒤진 8회, 동점 홈런을 쳐 9-8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10일 현재 성적은 타율 0.389(18타수 7안타), 3홈런·8타점이다. 홈런은 공동 1위. 롯데 팬들도 벌써 마차도에 열광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5.10 17:50
야구

누가 나를 수비형 외인이랬나… 롯데 선두 이끈 마차도

"수비가 좋은 선수입니다. 우리 내야가 강해집니다. 타격? 2할 7푼만 쳐도 대박이죠." 올시즌 개막을 앞둔 성민규 롯데 자이언츠 단장은 유격수 딕슨 마차도 영입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말은 절반만 맞았다. 마차도가 기대 이상의 타격으로 롯데의 개막 4연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연장 10회 말 SK 김주한의 끝내기 폭투에 힘입어 9-8로 승리했다. KT와 원정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던 롯데는 홈 개막전까지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롯데의 개막 4연승은 2013년 이후 7년만이다. 롯데는 낙동강 라이벌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1위를 지켰다. 롯데는 SK 선발 문승원의 호투에 막혀 6회 초까지 1-6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선두타자 전준우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이대호의 2루타로 한 점을 따라붙은 롯데는 안치홍이 도루 실패를 하면서 추가점을 뽑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마차도가 좌전 적시타를 쳐 4-6으로 따라붙었다. SK는 7회 최정의 선두타자 홈런과 무사 3루에서 나온 한동민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 8-4로 달아났다. 하지만 다시 롯데가 따라붙었다. 민병헌과 전준우의 안타, 손아섭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묶어 1점을 추가했다. 1사 3루에선 이대호가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트려 7-8을 만들었다. 그리고 8회 말 마차도가 서진용의 높은 공을 때려 왼쪽 담장 너머로 날렸다. 8-8. 연장 승부를 끝내는데도 마차도의 역할이 컸다. 롯데는 안치홍의 볼넷, 정훈의 몸맞는공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마차도는 SK 김주한의 유인구를 끊임없이 커트해낸 뒤 8구째를 쳐 중견수 쪽 타구를 날렸다. SK 중견수 김강민의 호수비에 잡혀 아웃됐지만 2루주자 안치홍은 여유있게 3루로 리터치했다. 후속타자 정보근 타석 때 김주한의 초구가 그대로 빠지면서 롯데가 승리했다. 5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린 마차도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베네수엘라 출신 마차도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계약을 맺은 뒤 2013년 입단했다. 장타력은 없어도 수비력이 좋아 2015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하지만 타격에서 문제를 드러냈고, 수비 역시 MLB 수준에선 뛰어난 편이 아니라 결국 오래 살아남진 못했다. 지난해엔 트리플A에서 홈런 17개를 때려냈으나, 사용구 반발력이 늘어난 탓에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롯데와 계약하며 KBO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성민규 단장이 마차도를 영입한 건 수비 강화를 위해서였다. 롯데는 박기혁 이후 꾸준하게 내야를 지킨 유격수가 없다. 지난해엔 신본기가 주전으로 활약했으나 안정성에 비해 수비 범위가 넓은 편은 아니다. 성 단장은 "마차도는 수비적인 면에선 최고다. 게다가 최근 장타력이 좋아진 편이다. 한국에선 장타도 제법 날릴 것이다. 타율은 2할대 중반만 쳐줘도 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마차도는 수비에선 예상했던 만큼 실력을 보여줬다. 안정된 풋워크와 송구로 내야를 강화시켰다. 그러나 타격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기대 이상으로 뛰어나다. 5일 개막전에서 적시타와 홈런 포함 4타점을 올리며 역전승을 이끌더니 8일 경기에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고작 4경기긴 하지만 15타수 6안타(2홈런) 6타점 1도루. 마차도가 펼치는 의외의 활약이 롯데의 큰 힘이 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5.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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